작가 잉크테인먼트 리의 <零-33> 작품의 주제는 모든 것은 결국 無로 돌아간다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가는 본 연작을 제작할 당시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 공황 장애 등에 시달렸다. 지독하게 괴로웠고, 슬펐고, 외로웠다. 그렇기에 모든 것의 필연적 종말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도예를 전공한 작가는 학과 내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당하고 따돌림당했다. 겨우 졸업이라는 끝을 맞이한 작가는 더 이상 도자기가 싫었다. '도자기는 천 년을 간다.' 같은 말도 싫었다. 그래서 부숴버렸다. 도자기를 깨부수고 조각내서, 캔버스 위에 흩뿌렸다. 그 위에 아크릴 스프레이를 뿌려서 새로운 패턴을 만들었다. 도자기는 천년을 가지 못한다. 박물관 도자기의 상당수는 산산이 부서진 조각을 수십의 전문가들이 달라붙어서 겨우 복원한 것이다. 작가는 영원을 부정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영원 앞에서 찰나와 같을지언정, 분명히 존재하는 누군가의 고통, 그것을 외면하는 집단과 개인이 떠들어대는 영원 따위. 천년 따위. 그는 부정할 것이다.
📍본 작품의 예상 발송일은 차주 금요일입니다.